여행을 떠나고 싶다. 창을 활짝 열고 들어오는 풀향기를 온몸으로 느끼면 어느새 하루의 피로는 저 먼 곳으로 사라진다. 집도 주인 없이 텅 비어 있는 공간에 정리할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라 밖의 여행을 한다는 것도 새로운 문명에 눈을 뜰 기회를 갖는 것이다. 다람쥐 채바퀴를 벗어나 물레방아를 돌리는 기분으로 떠난다. 강산이 3번 변하는 동안 늘 가족은 한 지붕 아래 바쁘게 살았다. 그 날부터 하나둘씩 떠나 각자의 지붕을 마련하고 '그렇게 떠나는구나' 아쉬움이 남았다. 늘 북적거리던 방은 텅 비고 언제쯤 모두 모여 여행을 할까 기다리는 마음은 늘 있었다.
드디어 가족여행이 시작되었다. 공항을 들어서며 가로등 불빛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다낭의 열기를 느끼며 내일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아침에 문을 활짝 열었을 때 가장 먼저 안긴 것도 밤새 식지 않은 열기다.
질주하는 오토바이 대열 속에서 양 팔을 들고 "천천히 천천히"라고 외쳐도 보았다. 베트남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의 표정을 담을 수 있었다. 왕궁과 사찰, 왕릉을 다니며 역사를 읽어내는 시간도 의미가 좋았다. 가는 곳마다 미소처럼 피어난 수많은 꽃들, 이 모든 것이 여행이란 그림 속의 아름다운 수채화가 되었다.
오행산에 올라 다낭의 풍경을 담고, 자연의 위대함을 느껴 보았다. 아이들과 수영을 즐기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도 가졌고, 푸른 물결이 출렁이는 해변을 걸어보며 고향의 바다를 그리워도 했다.
하지만 여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머니의 비보로 급히 되돌아와야 했던 슬프고도 아쉬운 시간이 되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눈여겨보고 귀로 듣고 맛보았던 다낭의 문화를 공유하려고 한다. 함께 추억을 쌓아가는 가족여행은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한다.
정진해
강원도 동해시 대진(한나루)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엔지오신문 문화재전문위원/전문기자
한국토종식물해설사협회 회장
한국능력교육개발원 교수
전통문화·토종식물·마을문화해설 강사
에듀씨코리아 작가
[저서]
한국야생화도감(1, 2, 3, 4, 5, 6) / 한국수목화도감(1, 2) /
우리땅에서 자라는 약용식물도감 / 우리곁에서 자라는 야생초&나무 /
우리땅에서 자라는 야생초와나무 792 / 산들꽃 이야기 /
한국토종약용식물도감(초본, 목본) / 또 하나의 문화유산 /
아름다운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 동해시 문화기행 / 양양문화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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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시리즈(한국의전통가옥 외 13종) / 덧없는사랑 변산바람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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