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정자(亭子)
계절이 바뀌고, 사람들이 스쳐가도 정자는 말없이 늘 그 자리를 지키며 풍경을 담아낸다. 자연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자연을 바라보는 자리, 세상의 소란을 잠시 멈추게 하는 작은 틈. 그곳에 앉으면 비로소 안다. 진정한 쉼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 바라보는 눈과 고요히 듣는 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풍경은 변하고 또 되돌아오지만, 그 안에 담긴 삶의 울림은 늘 새롭다.
누정(樓亭)은 자연 속에서 그 의미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누정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옛 선비들이 얼마나 높은 이상을 품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었고, 오히려 자연이 곧 사색과 깨달음의 장이었다.
숲이 있고, 물이 흐르고, 넓은 들이 펼쳐지며, 하늘과 구름이 조화를 이루는 정자는 선비..